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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상식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이유

by 수내동호랭이 2023. 8. 11.

■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이유

1. ESG가 중요해지면서 많은 기업이 ESG 경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할 것인지 알리고 있다. 실제로는 ESG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조직적인 대응과 성과 관리 등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외부로는 ESG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잘하는 기업처럼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왜 기업은 언론이나 SNS 등의 채널을 통해 그들의 지속가능경영 활동에 관해 이야기할까? 기업 내부적으로 조용하게 ESG 경영을 잘하면 되지 않을까? 얼마 전 SK그룹에서 ESG 업무를 담당하는 임원께서 하신 말이 있다. 어느 모임에 참석해서 ESG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당시 참석자 중 한 명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ESG,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걸 왜 굳이..." 이 말을 들은 임원께서는 머리에 한 방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2. 한때 기업이 왜 사회공헌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질문이 많았다. 이것은 경영진이 사내 사회공헌부서 담당자에게 던지는 질문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기업에 묻는 단골 질문 중 하나였다. 모범답변으로 자주 사용되던 것이 '기업 시민으로서의 책임' '기업에 대한 긍정적 평판 형성' '브랜드 인지도 상승' 등이었다. 그리고 기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 사회적으로 좋은 명망을 얻고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사회구성원의 지지를 통해 회복할 수 있는 동력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3. 그러면 기업이 ESG 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SG 경영 후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 질문인 ESG 경영을 해야 하는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이미 너무 많은 기사와 글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두 번째 질문이 ESG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기업의 ESG 성과는 여러 공사기관과  평가기관에서 만든 환경, 사회 그리고 거버넌스 각 영역의 항목과 지표측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공시 및 평가 기관마다 기준이 다르다. 현재 표준화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다양한 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단일 표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성과에 대해 화폐화 등 정량적으로 환산하여 제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 평가 기준의 통일이 정말 필요한지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반대하는 의견도 많기 때문이다. ESG 평가 기준은 각각 다르지만 기업의 기후변화에 대한 노력과 노동, 환경, 근로자 안전 관련 컴플라이언스 준수 여부 , 지배구조의 건전성 등 ESG 항목별 자세한 질문과 답을 통해 최대한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4.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조지 세라페임 교수는 '기업에 대한 대충의 여론과 평판'이 '기업의 ESG 성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흥미 있는 연구를 했다. 조지 세라페임 교수는 기업 관련 뉴스, NGO, 씽크탱크, 업계 전문가와의 인터뷰 및 미디어에 노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에 대한 대중들의 여론과 평판을 조사하고, 대중의 여론이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첫째, 투자자가 투자처를 경정할 때 대중의 여론이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이 대중의 여론에 따라 달라지는가, 셋째, 투자자가 ESG 측면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가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 8,000여 개의 기업을 분석한 결과 의미 있는 몇 가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투자자가 투자처를 찾고 결정할 때 대중의 여론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ESG 수준이 훌륭하지만, 가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ESG를 잘못하는 기업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었다. 반대로 ESG 수준이 낮지만 적극적인 ESG 홍보 및 캠페인 활동을 하여 대중에게 긍정적으로 알려지면 ESG를 잘하는 기업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있었다. 대중의 기업 호불호에 따라 투자자가 해당 기업의 ESG 성과를 판단할 때 사실과는 다른 결정을 하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다음으로 ESG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 기업은 장기적으로 ESG 평가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커짐을 확인했다. 과거에는 대리인 이론에 따라 기업의 미래를 위한 환경시설 투자, 인재 투자 등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은 낭비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투자자는 피투자기업의 ESG 등 미래의 평판, 법적 비용과 운영 비용을 고려하여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이에 투자받는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자의 선호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ESG 경영 수준을 높이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가 많이 참고하는 ESG 평가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은 기업을 등급으로 나누는 이유로 "투자자가 ESG 위험과 기회를 이해하고 이러한 요소를 포트폴리오 구성 및 관리 프로세스에 통합하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ESG 요소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통합하려는 투자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때 기업의 ESG에 대한 실제 수준과 대중의 여론을 비교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5. 기업이 대중에게 사랑받고 존경받는 존재가 되어야 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대중에게 신뢰를 주는 조직이 되어야 ESG 경영에 대한 성과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기업이 ESG 워싱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평판을 좋게 하려고 말로만 ESG 경영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사랑받는다는 것은 어떤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받는 것이다. 사회로부터 모든 기업이 이런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 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